'괴 남숙'을 방불케 하는 세계관 치고는 배틀보다는 연애요소가 강했던 정도의 무난한 라이트노블의 1권이었고,그야말로 딱 적절하게 무난한 양산 라이트노블....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그런 것치고는 일러스트가 제법 깔끔하게 나와주기는 했다)
....주인공의 성별만 여성으로 바뀌어 버리니 졸지에 백합물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평온한 일상을 갈망했지만 난데없이 배틀필드에 내던져진 주인공,좀 과격한 표현이지만 PTSD환자인 히로인 소녀와의 만남.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 연애(?)관계,그런 와중에 내던져진 싸움에서 한 단계 성장하는 주인공....하나같이 표절이라고 하기는 뭣해도 흔해빠진 테이스트인데.여기서 주인공의 성별만 여성으로 바뀌었다.아예 히로인까지 소년이었으면 그냥 여성향 작품일 수도 있었을 텐데 일러스트나 문체나 뭣을 봐도 여성향은 아니고,주인공이 남성이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이야기에 히로인의 성별까지 여성 그대로인데 주인공만 여성으로 바뀌었으니.게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 주인공의 1인칭이다!
백합물을 과히 싫어하지 않는,아니 오히려 꽤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하렘형 연애만화나 평범한 소년만화에서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은 그대로 놔둔 채 주인공만 여성으로 바꾸어도 괜찮은 남성향 백합물이 나오지 않나 하는 생각은 꽤 오래 전부터 해왔는데,백합이라는 소재는 양념으로서는 괜찮을지 몰라도 메인디시가 되면 절대로 안 팔린다는 게 이 바닥의 상식이다 보니 꽤 신선한 물건을 접했달까,하긴 애초에 소개문을 보고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걸 확인하지 않았으면 이런 평범한 물건을 사지는 않았을 것 같다.
솔직히 퀄리티는 칭찬은 못 해주겠고 제로 익스텐드나 커스텀 차일드처럼 마음에 와닿는 심리묘사 같은 것도 빈약했지만,코드가 맞는 소재였다는 점과 일러스트가 그런대로 괜찮게 나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토쿠마 듀얼 문고는 카도노 코우헤이의 나이트워치 시리즈 이후로는 거의 접하지 못했는데,이런 소재도 취급하는 레이블이었나....나이트워치도 그랬지만 일러스트는 좀 더 많아도 좋을 것 같은데.
별로 특출난 점은 없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일단 어느 정도 팔리기는 했는지,아니면 원래 라이트노블계라는 것이 그 정도 마무리 기회는 주는지(제로 익스텐드는 끝내 2권이 못 나왔지만...)2권,3권이 나와 있기는 한 모양인데,구해볼 기회가 있으려나.
이건 여담이지만,읽고 나서 책 가운데 부분에 남은 손때 자국을 보니 나도 책을 꽤나 지저분하게 본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바닥에 놓고도 볼 수 있는 잡지류나 읽는 데 그렇게 시간이 걸리지 않는 한글 소설류,만화책류에선 별 문제가 없지만,상당한 시간을 손에 들고 읽어야 하는 문고판 일본 원서류를 보고 나면 꼭 이렇게 된다....북X프에서 파는 헌책들을 보면 그런 자국은 없다시피 한데,사서 딱 한번 읽은 책이 북X프의 헌책보다 더 지저분한 걸 보면 꽤나 씁쓸해진다.일본어 원서에서는 빛이 바래지만 속독에는 자신이 있고,내가 일본어 원서를 읽는 속도가 웬만한 사람들의 한글 책을 읽는 속도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는데,파지법이 문제인 걸까,내 손 내지는 위생상태가 문제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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