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이유도 없이 왠지 모를 피로감에 최근의 폐인생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정상적인 시간,약 11시 30분경에 잠자리에 들었다.
가볍게 잠들었다 깨었다를 반복하는 와중에 무언가 무시무시한 꿈을 꾸었던 것 같기는 한데,깨어있는 순간에는 '이러다 다시 자면 또 같은 꿈을 계속 꿀꺼다,당장 일어나야 해,하다못해 방치 플레이중인 블로그에 무언가라도 적어 넣어라!'라는 생각과 꼼짝도 하기 싫은 귀차니즘을 저울질하는 사이 반복되는 악몽에 결국은 일어나 버렸다.
....일어난건 좋은데 꿈을 꾸는 사이에는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이 사실인지 꿈을 꿀 때마다 그렇지만 일부 장면은 생각나도 장황한 스토리는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생각나는 장면이....
어딘가 단체생활을 하는 곳에 들어가 있었다.군 같기도 하고,연수원 같기도 하고,기숙사 같기도 하고,이후에 나오는 것들을 생각하면 쓸데없이 하이테크적인 무언가에.
무언가 별 문제없이 잘 나가고 있었다고는 생각하는데,선풍기를 치워달라는 동료(왜인지는 몰라도 여성이었다)의 부탁대로 선풍기를 어딘가 옆방쯤으로 옮겼더니,동료의 부탁은 단순히 선풍기를 꺼달라는 것 뿐이었다.졸지에 멀쩡한 선풍기를 분실해버린 꼴이 된 나는 선풍기를 놔두었다고 생각되는 곳을 필사적으로 찾아 헤매었지만,비슷한 선풍기는 많았어도 내가 갖다 놓았던 것은 아니었다.함부로 옮길 수도 없고 다른 누군가가 사용중인 비품들만.
....여기서 기억이 끊겼다,생각나는 다음 장면은....
무언가 위기감에 젖어 있었던 나는 화장실 세면대로 추정되는 곳 앞에서 마법의 지팡이(아마도 풍래의 시렌 시리즈에 나오는 물건의 이미지였다고 생각된다)를 휘둘렀다.휘둘러 발사된 마법은 세면대 거울에 반사되어 내게로 되돌아왔고,나는 그 자리에서 다운되었고 내 항문에서는 무언가(실금을 완곡하게 표현한 게 아니라,정말 무언지 모를 일이었다)가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재빨리 달려온 누군가에 의해 일단 응급처치가 되기는 했는데,그 응급처치는 내 항문에 풍선 비슷한 무언가를 연결하는 행위였고,나는 그제서야 내가 우주복 비슷한 것을 입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인지 속까지 고약해져 바이저(...)를 열고 생쌀(...)을 방불케하는 토사물을 엎드린 채로 쏟아내자,응급처치를 해준 사람의 반응은 굉장히 퉁명스러웠다.생각나는 대사는 '여기는 XX의 재산이다.니가 변상할래? 더럽히려면 XX까지 돌아가라'였나.....
그렇게 우주복 비슷한 것을 입은 채로 엉덩이에는 풍선 비슷한 무언가를 연결하고 입에서는 가끔씩 생쌀 같은 토사물을 쏟아내면서도 어떻게 기어서 돌아와야 할 곳 입구까지는 도착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일어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최후의 보루인 하강 에스컬레이터(주제에 웬만한 계단 정도의 넓이를 자랑했다)앞에서 망연자실하고 있자니,뒤에서 한 무리의 젊은 남자들이 달려와서는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서 이곳에는 온풍기(...)가 있다는 사실에 환호작약하면서 빨래를 할 수 있다(...)며 기뻐하면서는 제각기 대량의 세탁물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곳의 관리인은 격노하면서 그들을 쫓아내려 들었지만,결국 쫓아내기는 포기하고(아니면 그냥 인심이었는지),빨래를 하려면 비치되어 있는 휴지(...?)를 전혀 쓰지 말라는 조건을 내걸었다.말도 안 되는(분명히 말도 안 되지만 꿈 속에서는 왜인지 그게 세탁의 필수요소였던 모양이다)조건에 낙담한 청년들이 돌아가는 사이,나는 에스컬레이터를 생쌀 같은 토사물로 더럽히면서도 어쨌든 내려오는데는 성공하고 있었다.
...다시 기억이 끊겼다.
나는 시설에서 도망쳐 나오려고 하는 중이었지만,어떻게 사람 눈을 피하는 것까지는 할 수 있어도 시설을 벗어나는 것은 계속 실패를 반복하고 있었다.출구라고 할 만한 곳은 전부 잠겨져 있고,
그렇게 무의미한 탈출시도를 반복하는 사이 결국 악몽을 견디지 못하고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인생이 병신인증'이라고 해도,꿈에서까지 그런 좌절감을 다시 겪기는 역시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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