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대통령 서거

사실 노무현 전대통령 때도 내게는 아직 선거권이 없었고,이 분이 정치인으로서,대통령으로서 이루어놓은 업적은 사실 그렇게까지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는데다 시각 자체도 그다지 넓지 못했다 보니 노벨 평화상조차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못했었는데,어른이 되고,이분들의 행보와 그 대척점에 선 자들의 행보를 보다 보니 이분들이 해온 일의 의미를 이제서야 조금 알겠다 싶은 차에 이건 또 웬 날벼락이냐.

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명복을 비는 것 뿐이지만,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기를.

방과후의 3월토끼

일러스트 하나를 주제로 라이트노블 브랜드 하나의 작가들이 총출동하다시피한 단편집....이라는 것은 굉장히 구미가 당기는 컨셉이었고 대충 눈에 띄는 평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지만,글쎄 일단 퀄리티에서는 뭐라고 불평을 하기 힘들기는 해도 개인적인 취향에는 안 맞는 작품들이 더 많은 것 같다.나리타 료우고 스타일의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더더욱,단편이라서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는 모르지만,꼭 하나같이 씁쓸한 뒷맛을 남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려나.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사랑하는 당신에게,세계수의 숲이 속삭인다.매미의 꿈,귀여운 소녀가 되고 싶어,일타삼피 정도였을까.

모모네 집

토우메 케이의 단권 소녀만화.

입수가 꽤 늦었지만 모 유명 블로그에서의 호평을 보고 꽤나 기대하고 있었는데,역시 ACONY와 함께 최근작들의 난조를 깨끗하게 불식시키는 멋진 물건이 아닐까 한다.

7~80년대의 소녀만화를 원점으로 이런 물건이라니....얼마 전 읽었던 이웃집 801양에서는 '요즘 소녀들은 순정만화 대신 점프를 본다'라는 대사와 맞물려 꽤나 신기한 기분이다.아직도 주로 즐기는 게임이 레트로이기도 하고,내 센스도 꽤나 고전적이라고 할까.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사랑스러운 작품이라니,그야말로 정곡을 찌르는 표현이라고 할까.이제까지의 작품들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모모네의 바보털(....)도 꽤나 귀여운 포인트였고.

역시 장편보다는 단편에 강한 작가인 모양인데,작품을 모으는 입장에선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지만 장편 쪽이 흥행에는 훨씬 유리하다는 걸 생각해 보면 좀 씁쓸해지기도 한다.

나이트메어

별 이유도 없이 왠지 모를 피로감에 최근의 폐인생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정상적인 시간,약 11시 30분경에 잠자리에 들었다.

가볍게 잠들었다 깨었다를 반복하는 와중에 무언가 무시무시한 꿈을 꾸었던 것 같기는 한데,깨어있는 순간에는 '이러다 다시 자면 또 같은 꿈을 계속 꿀꺼다,당장 일어나야 해,하다못해 방치 플레이중인 블로그에 무언가라도 적어 넣어라!'라는 생각과 꼼짝도 하기 싫은 귀차니즘을 저울질하는 사이 반복되는 악몽에 결국은 일어나 버렸다.

....일어난건 좋은데 꿈을 꾸는 사이에는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이 사실인지 꿈을 꿀 때마다 그렇지만 일부 장면은 생각나도 장황한 스토리는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생각나는 장면이....

어딘가 단체생활을 하는 곳에 들어가 있었다.군 같기도 하고,연수원 같기도 하고,기숙사 같기도 하고,이후에 나오는 것들을 생각하면 쓸데없이 하이테크적인 무언가에.

무언가 별 문제없이 잘 나가고 있었다고는 생각하는데,선풍기를 치워달라는 동료(왜인지는 몰라도 여성이었다)의 부탁대로 선풍기를 어딘가 옆방쯤으로 옮겼더니,동료의 부탁은 단순히 선풍기를 꺼달라는 것 뿐이었다.졸지에 멀쩡한 선풍기를 분실해버린 꼴이 된 나는 선풍기를 놔두었다고 생각되는 곳을 필사적으로 찾아 헤매었지만,비슷한 선풍기는 많았어도 내가 갖다 놓았던 것은 아니었다.함부로 옮길 수도 없고 다른 누군가가 사용중인 비품들만.

....여기서 기억이 끊겼다,생각나는 다음 장면은....

무언가 위기감에 젖어 있었던 나는 화장실 세면대로 추정되는 곳 앞에서 마법의 지팡이(아마도 풍래의 시렌 시리즈에 나오는 물건의 이미지였다고 생각된다)를 휘둘렀다.휘둘러 발사된 마법은 세면대 거울에 반사되어 내게로 되돌아왔고,나는 그 자리에서 다운되었고 내 항문에서는 무언가(실금을 완곡하게 표현한 게 아니라,정말 무언지 모를 일이었다)가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재빨리 달려온 누군가에 의해 일단 응급처치가 되기는 했는데,그 응급처치는 내 항문에 풍선 비슷한 무언가를 연결하는 행위였고,나는 그제서야 내가 우주복 비슷한 것을 입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인지 속까지 고약해져 바이저(...)를 열고 생쌀(...)을 방불케하는 토사물을 엎드린 채로 쏟아내자,응급처치를 해준 사람의 반응은 굉장히 퉁명스러웠다.생각나는 대사는 '여기는 XX의 재산이다.니가 변상할래? 더럽히려면 XX까지 돌아가라'였나.....

그렇게 우주복 비슷한 것을 입은 채로 엉덩이에는 풍선 비슷한 무언가를 연결하고 입에서는 가끔씩 생쌀 같은 토사물을 쏟아내면서도 어떻게 기어서 돌아와야 할 곳 입구까지는 도착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일어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최후의 보루인 하강 에스컬레이터(주제에 웬만한 계단 정도의 넓이를 자랑했다)앞에서 망연자실하고 있자니,뒤에서 한 무리의 젊은 남자들이 달려와서는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서 이곳에는 온풍기(...)가 있다는 사실에 환호작약하면서 빨래를 할 수 있다(...)며 기뻐하면서는 제각기 대량의 세탁물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곳의 관리인은 격노하면서 그들을 쫓아내려 들었지만,결국 쫓아내기는 포기하고(아니면 그냥 인심이었는지),빨래를 하려면 비치되어 있는 휴지(...?)를 전혀 쓰지 말라는 조건을 내걸었다.말도 안 되는(분명히 말도 안 되지만 꿈 속에서는 왜인지 그게 세탁의 필수요소였던 모양이다)조건에 낙담한 청년들이 돌아가는 사이,나는 에스컬레이터를 생쌀 같은 토사물로 더럽히면서도 어쨌든 내려오는데는 성공하고 있었다.

...다시 기억이 끊겼다.

나는 시설에서 도망쳐 나오려고 하는 중이었지만,어떻게 사람 눈을 피하는 것까지는 할 수 있어도 시설을 벗어나는 것은 계속 실패를 반복하고 있었다.출구라고 할 만한 곳은 전부 잠겨져 있고,

그렇게 무의미한 탈출시도를 반복하는 사이 결국 악몽을 견디지 못하고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인생이 병신인증'이라고 해도,꿈에서까지 그런 좌절감을 다시 겪기는 역시 싫어........

다운타운 열혈물어 - 뜨거운 싸움이 시작된다



2002년,EX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제작된 팬무비.

....모든 일에 무기력한 요즘이지만,이 BGM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하이텐션이 된다.현재 무한루프 재생중.

오리지널 EX는 그냥저냥 즐겼는데,2007 스페셜 버전을 해보니 오리지널 EX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무엇에도 집중하지를 못하고 있는 요즘 그래도 하루에 한 번씩은 꼭 플레이하는 게임이 되었는데,오리지널 EX보다 여러 부분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마무리가 허술한 건 여전하달까....특히 숨겨진 상점은 조건이 너무 복잡해.

세계의 중심,하리야마 씨 2

꽤 종류가 많아진 나리타 료우고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물건의 2권을 입수할 수 있었다.

세계관을 공유하는 단편연작이라는 형식도,일러스트레이터 두 명의 참가도,작가 특유의 폭주 센스와 약속된 해피엔딩도.역시 여전히 전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역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낫짱이나 루루,무우,쇼마,마야를 비롯한 1권의 주역들은 역시 조역 내지는 엑스트라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좀 아쉬웠지만,그러고 보니 긴지마는 출연조차 하지 못했군.오히려 1권에서는 지나가던 삼류악역으로밖에 안 보였던 니트 모자 형제의 비중이 오히려 더 크지 않았을까,마시로는 일러스트는 마음에 들었지만 이런 사고방식의 캐릭터는 쉽게 좋아지지가 않는다.세계가 미적지근한 건 바로 자기 자신이 미적지근하기 때문 아닐까....

일러스트라고 하면 실크 시클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작중의 비중은 적었지만.37564호는 특별히 어딘가 막나간 사고방식의 소유자도 아니고 충분히 멋진 녀석인데 최종편의 카시와기 크로스에게 주인공 보정을 몽땅 빼앗기는 바람에 간지는 좀 약해지지 않았나 한다.최종편이 1권처럼 메들리가 아니라는 것은 특유의 왁자지껄한 매력을 약간 깎아먹는 결과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나리타 료우고라고 하면 이외에도 대표작과 인기작이 많지만,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인데,앞으로는 어떻게 되려나.

우리들 A.I.

입수하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읽은 단편 라이트노블.

이런저런 작품으로 이미 익숙해진 BUNBUN의 일러스트나 차분한 분위기 같은 건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지만,글쎄....결말만큼은 영 취향에서 빗나갔다고 할까,에이지와 리리코보다는 이쿠미의 사고방식이 훨씬 공감할 만했다고 보는데.

표제문의 근친상간 낚시는 말 그대로 낚시일 뿐이었고 별로 취향이 아닌 입장에서는 오히려 다행이기는 했지만.가족애....라,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본편보다도 기나긴 후기 쪽에 다 들어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다운타운 열혈물어/EX

테크노스 저팬의 열혈 시리즈라고 하면 패미컴의 명작 시리즈 중 하나지만,내게는 패미컴이 없었기 때문에 해볼 수 있었던 것은 당시의 친구,친척집에서 아주 약간이 고작이었고,그나마 슈퍼패미컴으로 나온 '신 열혈경파 쿠니오들의 만가'는 평가가 별로 좋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꽤 재미있게 즐겼지만,사실 다른 열혈 시리즈는 거의 해보지 못했다.

그러던 도중 해보게 된 것이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다운타운 열혈물어와 그 리메이크만 EX.

일단 원작은....해보고 난 느낌은 의외로 볼륨이 짧다는 점,성장/육성요소가 있기는 해도 전반적으로 아이템 가격도 싼 편이고,사실 어느 정도의 능력치만 완성되면 게임 자체는 웬만한 횡스크롤 액션보다도 길이가 짧지 않을까.적이 한번에 2명밖에 나오지 않는 거야 뭐 마이티 파이널 파이트 같은 게임도 그랬지만.

EX는 무엇보다도 노가다성이 엄청 늘었다.아이템 가격은 왕창 오르고 능력치 상승폭은 줄어들고 결국 길이 자체는 바뀌지 않다보니 역시 노가다밖에 남지 않게 되는데,처음에는 좀 특이한 저장방식에 당황했지만 이런 게임에는 잘 맞는다고 할까.

뭐랄까 한 화면에 버벅거리기는 해도 8명씩이나 나올 수 있게 되기도 했고 난투를 즐기는 맛도 제법 즐겁기는 한데 그놈의 러프 플레이라는 수치는 은근히 짜증난다.'신사적인'플레이를 하려면 도대체 봉인해야 하는 액션이 전체의 몇 할이나 되는지 원....

그리고 기껏 GBA정도 되는 하드까지 와서도 여전히 용량이 모자란지 카타가나가 아예 없는 폰트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인터페이스는 여전하다.특히 무조건 새 파일을 만들어야 하는 세이브 방식이 영.

게임 자체는 과연 명작소리를 들을만한 즐거운 액션이었지만,약간 아쉬운 마무리들은 테크노스 저팬이 망한 뒤에도 떨어지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식령 제로

원작만화판 식령은 사실 정발된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별 관련정보도 없이 충동구매로 보기 시작했었는데,나름대로 괜찮은 구석은 꽤 있었다고는 생각했지만 왠지 너무나도 가벼운 분위기(켄스케가 퇴마업계에 발을 들여놓기로 결심한 계기가 카구라의 판치라였다는 건 몇 번을 봐도 어이가 없다...)를 따라가지 못하고 4권 이후로 단행본을 구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화 소식이 들리고 여기저기서 극찬이 들리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미루고 미루던 것을 드디어 찾아보게 되었다.

특전 4과는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보니 낚시나 극적 연출이라기보다도 엑스트라...랄까 그런 정도의 느낌밖에 못 받았지만,물론 나름대로 매력적인 구석은 있을지도 모르지만 너무 밋밋해보이는 개성들이라....

제로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고 해도 이사야마 요미라고 해야겠는데,원작을 먼저 본 입장에서는 그 괴리감이 또한 상당하다.원작에선 그냥 지나가던 삼류 악역 정도라는 느낌밖에 못 받았는데.이렇게 멋진 캐릭터가 아니었다구.

세일러복에 일본도라고 하면 두 가지 다 원래부터 꽤 좋아하던 아이템이지만,요미와 카구라에게는 정말 잘 어울렸다.디자인만이 아니라 직접 화면상에서 움직이는 액션까지도.

1쿨이라는 짧은 분량이긴 하지만 원작이 있는 물건의-그것도 전형적인 B급 만화의-프리퀄을 이렇게 이질적인 분위기로 만들면서도 작화나 동화를 비롯해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걸 보면 과연 여기저기서 극찬할 만 하다고 할까.

보고 나니 원작만화판 5권 이후를 구해볼까 심각하게 갈등하게 되는데,애니메이션판이 뜨기 이전부터라고는 하지만 요미 부활떡밥은 어떻게 수습하려나,세번째로 죽기라도 한다면 꽤나 기구한 인생이겠군...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충격적이다 못해 황당한 소식이지만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명복을 비는 수밖에.

....뒷배경이 어쨌든 최악에 가까운 말로가 되어버렸지만,정치인으로서,대통령으로서 그가 부르짖고 추구하던 가치에는 공감할 만한 점들이 아주 많았다.

비록 그의 당선 당시 내게는 선거권이 없었고,때로는 지지하기 힘든 정책도 있었지만,지지해왔던 정치인인데,이런 식으로 떠나보내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물론 진실은 밝혀져야겠지만,귀신은 왜 엉뚱한 사람을 잡아갔느냐거나 사망을 둘러싼 음모론투의 이야기는...지금은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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